11월 복기
부진장강곤곤래 (不盡長江滾滾來)
지난 10월 복기 글에 이은 11월 복기 글입니다. 지난 글보다 짧습니다.
1. 담백한 11월 복기
10월은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는데 정작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했던 11월 초중순까지는 억까를 당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익률이 좋지 않았습니다. 내러티브는 맞췄는데 제가 산 친구만 요지부동이거나 잘된 친구들을 일찍 내린 경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특히 솔라나 AI 밈코인인 FARTCOIN, ZEREBRO, BULLY를 초기에 사이즈 실어서 잘 들어가놓고 너무나 이른 시기에 내려버린 것이 뼈아팠습니다. 3개 중 하나만 버텼어도 $200K 이상의 수익이었기에 멘탈이 말이 아니었죠.
다행히 11월 중순부터는 BNB체인과 베이스 밈코인들로 시장 수익률을 따라잡을 수 있었으나, 여전히 마음이 굉장히 조급했습니다. 당시 저는 진심으로 하이퍼리퀴드 TGE가 할복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기에 하이퍼리퀴드를 제외하고 최대한의 수익을 내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밈코인 판을 더이상 읽기 어렵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입니다. 하루 단위로 테마가 바뀌고 도대체 왜 오르는지도 모르겠는 밈코인들을 보고 있자니 ‘아 나는 더 이상 엣지가 없다’는 깨달음이 들었고 이로 인해 마음은 더더욱 조급해졌죠.
11월 29일 하이퍼리퀴드 TGE 직전에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이대로는 가망이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2. 담백하지 않은 하이퍼리퀴드 포인트 파밍 복기
올해 5월에 하이퍼리퀴드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이후 9월까지 전재산을 포인트 파밍에 올인했습니다. 웃기게도 올인을 해놓고선 거래대금은 거의 만들지 않고 무식하게 홀딩만 계속했습니다. 6월 포인트 프로그램 시즌 2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5천점만 넘기는 것이 목표였기에 큰 욕심이 없었기도 했구요.
친한 친구들은 제가 반년 동안 얼마나 하무새처럼 하이퍼리퀴드 얘기만 했는지 너무 잘 알겁니다. 식사 자리에서든 술자리에서든 하도 하이퍼리퀴드 얘기만 하고 왜 포인트가 최소 4달러 이상의 값어치를 지닐 것인지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를 끔찍히 싫어하는 제가 첫 공식 행사에 초청받자마자 휴가를 쓰고 와이프와 함께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표를 끊었을 정도였으니 사랑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버티기 힘든 시기도 많았습니다. 생각보다 제 의견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적었고, 제 주변이 아니더라도 트위터에서조차 mindshare가 낮은 편이어서 ‘내가 맞나? 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물었습니다. 당장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왜 이렇게 하이퍼리퀴드를 좋아하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으니까요. 장문충이라 그런지 아직도 이유를 짧게 말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간 트위터와 텔레그램에 도배하기도 했고 오랜만에 발간했던 장문의 글 ‘Hyperliquid: The HYPE Begins’도 있으니, 제가 하이퍼리퀴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친구들로 갈음하겠습니다.
HYPE 관련해서는 예상을 뛰어넘은 수익도 수익이지만, ‘맞았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기쁩니다. 이 업계에 리서쳐로 입문했고 아직도 본질적으로 리서쳐로 일하는 입장에서 시장의 트렌드를 중계해주는 것 이외에 저에게 어떤 엣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들었습니다. '펜대만 굴리고 돈을 제대로 벌지 못했다'는 압박이 스스로를 계속해서 짓눌러왔고 포기하고 싶은 적도 너무 많았습니다. 이번 HYPE 한 방으로 그간의 부진을 상당 부분 만회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여전히 장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슈퍼컴퓨터 돌리는 기상청도 다음날 날씨를 틀리니까요.
여담으로, 저는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갖고 그걸 실제로 구현하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세상에는 자신만의 내러티브가 없거나, 있더라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입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계속해서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보상 받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부진장강곤곤래 (不盡長江滾滾來)
끝없이 흐르는 장강의 물결처럼 도도하게 자신만의 길을 가면 그만이지 않을까요?
3. 담백한 향후 계획
HYPE
HYPE는 만약 여기서 추세가 전환되어 크게 하락한다면 다른 토큰 수익으로 추매할 계획입니다. 혹시라도 하이퍼리퀴드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 $5 아래까지 하락한다면 주저 없이 올인할 예정입니다. 아직까지 보유 물량은 하나도 팔지 않았고 $30을 넘긴다면 슬슬 수익 실현을 고려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하이퍼리퀴드와 Jeff의 꿈이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미친놈이니 따라하지는 말아주세요.
시장 전반
여전히 불장 초입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에서 전혀 친크립토적인 기조를 내비치지 않았던 지난 2021년과 달리, 지금은 중국 본토 정도를 제외한 주요 선진국이 모두 친크립토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트럼프 내각이 친크립토 인사로 채워지면서 ‘달러를 위협하는 비트코인을 미국 정부가 가만두지 않을 것’에서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에 목줄을 채우는 중’으로 해석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내러티브는 아닙니다)
오랜만에 시장에 복귀하신 분들은 여전히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득하고, 오랫동안 계셨던 분들은 베어장의 PTSD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마누라랑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차례의 사이클을 겪으면서 크립토를 알고 있는 사람도 많아졌고 시장의 저변도 크게 확대되어 과거의 자잘한 고점 신호들로는 시장 과열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여전히 코인베이스 전체 앱 랭킹 1위와 나스닥 Circle 상장, 이 두 가지가 모두 만족되었을 때를 최고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계속해서 상승장이 계속되지 않을까 감히 예측해봅니다.
진심으로 모두 성투하시기 바랍니다.





